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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63

[영화리뷰: 칠드런 오브 멘(2006,Children of Men)] 운명과 신념의 사이에 놓인 세계 인간 스스로 종말을 초래한 사건이 있은 후 유일한 국가 기능을 하고 있는 2027년의 영국에는 아직 ‘보안령’이 발효되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인류에게 내려진 최대 재앙은 한순간의 폭격이나 전쟁 혹은 바이러스 같은 ‘호환마마’ 같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었다. 더 이상 인류의 종족을 이어 갈 수 없는 재앙, 바로 전 인류의‘불임’의 재앙이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내일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2027년 11월 어느 날, 인류의 최연소자인 만 18세 청년 디에고는 사고사라 전달되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전영국은 깊은 침울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을 알코올의 힘으로 버티며 사는 수도관리국에서 일하는 테오(클리브 오웬)는 영문 없이 떼거리에게 납치가 된다. 그곳에서 20여 년 전 대정부 투쟁을 했던 전처.. 2020. 2. 9.
[영화리뷰: 맨 인 더 다크 (2016,Don’t Breathe)] 참 무서운 사람들...눈먼 사람들 세 명의 청춘 록키(제인 레비), 알렉스(딜런 미넷), 머니(다니엘 조바토)는 생기라고 찾아보기 힘든 도시 디트로이트에 사는 빈집 털이꾼들이다. 알렉스 부친이 근무하는 사설 방범업체의 정보와 마스터 키 등을 이용해 중범죄가 되지 않은 일 만 달러 이하의 현물만 털어 장물아비에게 넘겨 돈을 마련하는 것이 그들의 주된 수입원이며 일과이다. 생각보다 시원치 않은 현금화와 40%의 높은 수수료 때문에 답답하던 차에 장물아비로부터 혹하는 정보를 듣게 된다. 사람이 빠져나가 인근에 사람이 없는 어느 허름한 동네에 이라크전에서 퇴역한 군인이 사는데, 그 노인의 외동딸의 뺑소니 사고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 거금의 현금을 집안에 보관하며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돈이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머니는 물론 지긋지긋한 집구석.. 2020. 2. 9.
[영화리뷰: 나홀로 휴가 (2016, A Break Alone)] 애틋한 사랑의 시작, 그리고 질척대는 집착의 끝 결혼 20년 차 가장 강재(박혁권)의 일상은 평범하지만 아쉬울 것은 없어 보인다. 직장은 그와 함께한 시간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적이다. 20년 동안 옆을 지킨 아내는 고분고분하지는 않지만 그를 가장으로 대우해 주고, 고3 딸은 큰 욕심 없이 In 서울을 목표로 수험생 생활을 잘 하는 것 같다. 이런 강재에게 사진은 오래된 취미이며 심심하기만 그의 일상에 작은 탈출구 같은 것이다. 아내의 배려로 강재는 제주로 나 홀로 사진 여행을 온다. 비가 오락 가락 하는 제주에서 강재는 바다의 모습, 해녀 등 제주의 풍광을 뷰파인더에 담는다. 그런 강재는 익숙하고 반복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숙소 콘도에 들어와서는 베란다 밖 주차장을 주시하고 관찰한다. 누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던 그는 별안간 카메라를 들고.. 2020. 2. 9.
[영화리뷰: 아수라 (2016,The City of Madness)] 살아도 사는게 아닌, 지옥 같은 이 세상 인구 48만의 중소도시 안남시는 재개발과 관련된 박성배 시장(황정민)의 재판으로 연일 시끄럽다. 그와 묘한 주종관계를 이루며 궂은 ‘뒤처리’를 도맡아 하는 형사 한도경(정우성)의 하루하루는 위태롭고 피곤하다. 이제 일주일만 버티면 박봉의 경찰직을 버리고 안남시 시장의 수행팀장으로 옮겨 가기로 예정되어있기에 참을 뿐이다. 그러던 중에 재판과 관련된 뒤처리를 하다 사고로 동료 경찰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박성배 시장을 구속시키는 일에 혈안이 된 검사 김차인(곽도경)은 그의 약점을 들먹이며 박 시장의 약점을 캐내어 오라 협박한다. 거기에 더해 자신이 가기로 한 수행팀장에 대신 보낸 친형제 같은 후배 경찰 문선모(주지훈)는 자신의 역할마저 넘보며 무시하기 일쑤이다. 병원에는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중병 걸린 .. 2020. 2. 9.
[영화리뷰: 밀정 (2016, The Age of Shadows)] 답없는 선택지... 딜레마 1920년 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경무국 소속 경부 이정출(송강호)에게 특명이 하달된다. 의열단의 핵심 멤버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여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의 동선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정출과 우진은 서로의 정체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추고 작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한다. 의열단은 거사를 위해 경성으로 폭탄을 유입해야 하고 경무국은 그런 의열단을 모두 색출하고자 하는 의도로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이내 상해로 모이게 된다. 잡으려는 사람과 잡히는 사람이 뒤섞이고,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유하기도 하고 속이기도 하는 그런 일들이 복잡하게 엉키게 된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의열단은 폭탄을 나누어 담고 경성으로 가는 기차에 오르게 되고, 정출도 경무국 비밀 순사들과 함께 열.. 2020. 2. 8.
[영화리뷰: 이퀄스 (Equals, 2015)] 사랑은 늘 옳다 인류에게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고 생존한 자들은 그들만의 엄격한 사회를 형성한다. 바로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선진국’이라는 세계를 만들어 감정으로 인한 불필요한 위험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히 통제하는 그런 사회를 만든다. 이 ‘선진국’에서 최고의 직장인 프로덕션 ‘ATMOS’에 근무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사일러스(니콜라스 홀트)는 어느 날 신체와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클리닉에서 ‘SOS (Switched-On-Syndrome: 감정 통제 오류 증상)’ 1기의 확진을 받는다. 감정이 철저하게 통제된 구역에서 감정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로 부터의 도태이고 곧 사멸을 예고하는 일이기에 사일러스는 하루하루를 완전한 치료제가 나오기만을 기대하며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에 직장동료 니아(크리스틴 스튜어.. 2020. 2. 8.
[영화리뷰: 사랑에 미치다(2015,Touched with fire)] 빛나는 '광기'의 랩소디, 사랑... 그놈...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시를 쓰며 살고 있는 등단 시인 카를라(케이티 홈즈)는 어느 날 갑자기 지워진 과거의 기억을 찾고 싶어 진다. 부모님 집에 들러 예전 사진을 들추어도 옛 기억들은 온 데 간데없듯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심한 조울증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있어 병이 오기 전의 기억들을 잊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치료를 받은 병원에 들러 의료기록을 보기로 한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엉겁결에 조울증 클리닉에 입원당하게 되고 만다. 답답한 심정으로 낙담하고 있던 그녀는 울며 겨자먹기로 집단치료 시간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시(랩)을쓰며 살아간다는 ‘루나’라는 필명의 마르코(루크 커비)를 만나게 된다. 그와 시간을 보내면서 동질감과 공통점을 느끼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둘은.. 2020. 2. 8.
[영화리뷰: 덕혜옹주 (The Last Princess, 2016)]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타협에 빼앗긴 작가주의 조선시대에 왕실에는 후궁 소생의 수많은 옹주들이 있었지만 정비 소생의 공주보다 서열이 낮은 신분의 한계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나마 세간에 알려진 인물로는 영조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사도세자의 동생 화완옹주와 망국의 황제 고종의 말년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덕혜옹주를 들 수 있다. 고종에게는 일찍이 9남 4녀의 자식이 있었지만 대부분 어렸을 때 죽고 장성할 때까지 생존한 사람은 명성황후 민씨 소생의 순종 이 척, 귀인 장씨 소생의 의친왕 이강, 황귀비 엄씨 소생의 영친왕 이은, 복녕당 양씨 소생의 덕혜옹주까지 3남 1녀뿐이었다. 그 때문에 덕혜옹주는 고종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애지중지 키워졌다. 덕혜옹주는 일제의 식민지가 되어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한국인들에게 조선의 추억을 일깨워주는 상징이었.. 2020. 2. 8.
[영화리뷰: 터널 (Tunnel, 2016)] 이 세상의 흔하디 흔한 재난, 그 중 가장 큰 재난은 ‘고립’ 붕괴된 터널에 갇힌 자동차 영업사원 정수(하정우)는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 배터리가 다하기 전에 구조대가 올 것이라 희망한다. 터널에 들어 서기 전에 들른 주유소에 받은 생수 두 병은 이미 다 마신 지 오래이고, 소변을 받아 마시라는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의 충고를 실행에 옮길 판이다. 함께 생존자로 의지하였던 미나(남지현)는 큰 부상을 입고 이내 숨을 거둔다. 이제 붕괴된 터널의 이 좁은 공간 안에는 미나가 남긴 강아지 댕이와 정수뿐이다. 일주일이면 구출된다는 기약은 보름이 넘도록 진행되고, 그 구출 계획마저 공사비리로 인한 설계변경으로 헛고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정수는 이내 이성을 잃고 분개하고 동요한다. 이제 핸드폰의 배터리도 다해 가고, 바깥세상에서의 소식은 유일하게 잡히는 클래식 라디오 채널뿐인.. 2020. 2. 8.
[영화리뷰: 데몰리션 (2015, Demolition)] 무너져야 다시 세울 수 있는 상실의 시대 금융가에서 일하는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아내를 막 잃었다. 평소와 같은 동행길에서 자신은 살아 남고 아내는 머리를 크게 다쳐 숨을 거두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충격적인 인생 사건을 앞에 두고도 이상하리 만큼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다. 눈물이 나지도 않고 오히려 온갖 피로가 몰려들어 잠만 쏟아진다. 이대로 잠들어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최소한의 상식으로 그는 병원 구석 자판기에서 M&M 초콜릿을 꺼내어 먹고자 한다. 이런, 자판기마저 고장으로 멈추어 버린다. 모두가 슬픔에 빠진 아내 줄리아(헤더 린드)의 장례식에서 그는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편지의 수신자는 병원 자판기 관리회사이다. 아내의 죽음 뒤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아니 오히려 이상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그가 집중하는 것은.. 2020. 2. 8.
[영화리뷰: 500일의 썸머(2009, 500 Days of Summer)] 인연보다 강한 신의 사랑, 신의 사랑보다 강한 운명, 바로 '우연' 건축가가 되고 싶었으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카드(신용카드 말고 생일 축하카드, 크리스마스 카드) 제작 회사에서 축하 문구를 만드는 톰(조셉 고든 레빗)은 연애에 있어서 운명론자이다. 운명이 정해진 인연이 나타나면 사랑을 하게 되고, 그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 그런 톰에게 어느 날 운명 같은 여인 썸머(주이 디샤넬)가 나타난다. 사장의 새로운 비서로 오게 된 썸머에게 말 그대로 첫눈에 가버린 톰은 그녀와의 사랑을 절실히 바라고 바란다. 하지만 썸머는 진지한 관계보다는 느슨한 관계에서 톰을 원한다.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이유로 자유로운 만남과 쉬운 헤어짐이 편하기 때문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가 사랑의 이야기로 발전될 수 있을까? 톰은 운명적인 여인을 얻고, 썸머는 진지.. 2020. 2. 8.
[영화리뷰: 부산행 (2016, Train to Busan)] 있을 것이 없는; 풍자 없는 신파 좀비물 유명 펀드매니저 석우(공유)는요즘 되는 일이 없다. 전략적 투자처로 삼은 바이오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서 개미 투자자들의 희생을 감수하고 손절매 결정을 내리고, 부산에 떨어져 지내는 아이의 엄마는 시급한 이혼을 종용한다. 여기에 더해 딸 수안(김수안)은 생일을 핑계로 엄마가 있는 부산으로 가겠다고 마음 심란한 그를 괴롭힌다. 울며 겨자 먹는 시늉을 하며 딸과 함께 부산행 KTX 열차에 오른 석우는 지친 몸과 마음에 바로 잠에 빠지게 된다. 그들이 몸을 실은 부산행 KTX 101편의 출발과 함께 정체 모를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져 들게 된다. 이내 전국은 긴급재난경보령으로 확산되고 열차 안에서도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승차한 것으로 드러나게 되고, 부산행 KTX101편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무.. 2020.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