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기63 [영화리뷰: 그린 북(2018, Green Book)] '나'다운 나를 찾아서; 선입견이 만든 편견 - 의도는 태도를 만든다 뉴욕 브롱스에 사는 이탈리아계 백인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주먹으로 해결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남자다운' 남자이다. 나이트클럽 문지기이자 해결사로 일하던 토니는 클럽의 리모델링으로 당분간 돈벌이가 끊기게 된다. 일거리를 찾던 중 유명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 샬라 알리)의 남부 연주여행에 운전사로 합류한다. 1960년대 미국은 물질적으로 경제 최전성기의 꼭짓점에 달하여 있었지만, 여전히 짐 크로 법 등의 인종분리정책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보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신분을 가진 두 사람은 맨해튼을 출발해서 미국 남부(Deep South)로의 8주간의 긴 여행을 나서게 된다. 북부와 달리 흑인에게 여전히 차별적이고 관대하지 못한 남부에서 온갖.. 2020. 2. 9. [영화리뷰: 카우보이의 노래(2018,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죽음은 늘 느닷없이 온다. 삶이 그렇다. 영화 는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엔솔로지다. 그 여섯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버스터 스크럭스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3. 밥줄 (Meal Ticket)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5. 낭패한 처자 (The Gal Who Got Rattled) 6. 시체 (The Mortal Remains) 코언 형제의 옴니버스 엔솔로지 서부극 동시대인이라 부를 수 있는 감독들 중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 감독이 내 머릿속에는 네 사람이 있다. 두 명은 한국 영화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땅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언 형제 .. 2020. 2. 9. [영화리뷰: 로마(2018)] 알폰소 쿠아론의 다채로운 흑백영화; 흑백으로 만든 텍스트 폴리포니 클레오(얄리차 알파리시오)는 멕시코시티 내의 중산층 거주 지역인 로마(colonia roma)에 살고 있는 백인계 의사 집안의 입주 가정부이다. 사회 계급이나 태생이 잠자리의 공간과 부리는 자와 행하는 자로 나누어 놓았지만, 천방지축 4남매와 제일 큰 어른 할머니는 물론 생화학자인 안주인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마저도 클레오를 가족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매일 다를 것 없던 일상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피아의 남편은 외도 끝에 캐나다 출장을 핑계로 집을 나선 뒤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고, 클레오와 연애를 하던 하층민 출신 페르민은 클레오의 임신 선언에 종적을 감춘다. 세상은 정치적인 충돌로 하루하루 시끄럽기만 하고, 집에 남은 네 아이와 세 여인의 삶은 버거워 보이기만 한다. 이들에게도 어마.. 2020. 2. 9. [영화리뷰: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I, Daniel Blake)]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 '우리'의 이익을 최대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는 평생 성실히 일한 목수이다. 사이좋게 지내던 아내는 몇 해전 머리에 큰 바다가 생기고 폭풍이 몰아쳐 이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게 사이좋았던 아내 사이에 자녀는 없다. 유일한 낙은 목수일을 하고 남은 자투리 목재를 가지고 목공예로 소품이나 작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서 일하던 현장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지만, 심장에 큰 문제가 생겨 당분간 일은 하지 못하게 되었다. 국가에서 보장하는 ‘질병수당’을 받기 위해 당국에 신청하였으나 기본점수(?)에 미달되어 기각되었다. 관련 항고를 위해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유료통화 시스템은 두 시간 가까이 대기 중이라는 모차르트 음악만 나온다. 애써 통화한 담당자.. 2020. 2. 9. [영화리뷰: 완벽한 타인(2018,Intimate Stranger)] 누구나 타인이 된다. 타인은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 고향 속초를 떠나 각자의 자리에서 짝을 만나고 가정을 이룬 40년 지기 친구들이 오랜만에 커플 모임을 하게 된다. 아바이 순대, 명태 회무침, 물곰탕 등 고향 음식으로 잘 차려 놓은 성공한 의사 부부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의 집들이는 오랜만의 안부와 덕담으로 훈훈하게 시작한다. 그런 유쾌한 식사자리에서 예진의 제안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자고 하였지만, 각자의 예상치 못한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비밀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지만 그 비밀의 드러남은 늘 충격적일 텐데. 이들은 게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2020. 2. 9. [영화리뷰: 필름스타 인 리버풀 (2017, Film Star Don't Die in Liverpool)] 첫사랑, 그리고 끝사랑; 꿈을 꾸었다 말해요 왕년의 은막스타였던 글로리아 그레이엄(아네트 베닝)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의 무대에 올라가던 직전 쓰러지고 만다. 그녀는 리버풀에 있는 29살이나 어린 옛 연인 피터 터너(제이미 벨)에게 연락을 한다. 피터는 말기 유방암으로 이미 손쓰기 어려운 지경이 된 글로리아를 집으로 들여 보살피고자 한다. 지속되는 통증을 달래기 위해 글로리아의 등을 쓸어 주던 피터는 그녀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지난날을 떠 올려 본다. 나이의 차이만큼 달라도 달랐던 둘의 비범한 사랑은 처음 만난 리버풀에서 로스앤젤레스, 뉴욕으로 이어지며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의 시간을 보냈었다. 남다르게 뜨거웠던 사랑에도 불구하고 둘은 함께하기 어려움을 발견하고 누구나 그렇고 그런 식의 이별을 하게 되었다. 운명이든 삶에 대한 증명이든 그들은 결국.. 2020. 2. 9. [영화리뷰: 보헤미안 랩소디 (2018, Bohemian Rhapsody)] "부적응자들을 위한 부적응자들의 음악을 할 거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파로크 불사라(프레디 머큐리: 라미 말렉)는 이민자로 괄시받으며 공항에서 수하물을 나르는 일상이 지겹기만 하다. 그 지겨운 일상 속에 유일한 낙은 동네 펍에서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라거 파인트를 들이켜는 것이다. 그 여느 날 중 어느 날 동네 펍에서 잘 나가는 밴드 '스마일'의 보컬이 이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은 멤버에게 다가가 자신의 보컬로서의 역량을 어필한 끝에 밴드에 합류하고 그간 힘겹게 감추어 두었던 끼와 열정을 쏟아 내게 된다. 전설적인 락밴드 '퀸'의 탄생된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색과 화려한 퍼포먼스의 보컬 프레디의 역량과 엘리트들로 구성된 멤버들의 실험정신으로 밴드 퀸은 시대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밴드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반짝.. 2020. 2. 9. [영화리뷰: 스타 이즈 본 (2018, A Star Is Born)] 익숙함, 오래됨과 새로움의 그 어디 즈음 웨스틴 락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은 그렇고 그런 공연을 마치고 술집을 찾던 중 골목길 깊숙이 위치한 드렉바를 찾아든다. 여장 남자들의 드렉 쇼가 펼쳐지는 술집에 그저 술을 마시기 위해 들어 간 잭슨은 찌들 만큼 마셔댄 술이 깰 만큼 매혹적인 여성 보컬의 목소리를 만나게 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노래에는 타고난 재능을 가졌지만 외모에 대한 평가로 가수의 꿈을 펼치지 못한 무명가수 앨리(레이디 가가)였다. 첫눈에 재능과 매력을 알아본 잭슨의 도움으로 앨리는 자신 안에 잠재된 싱어송라이터의 능력을 마음껏 쏟아 내며 톱스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잭슨은 진심으로 그녀의 성공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하기로 하지만, 어린 시절에 대한 힘든 기억과 점점 잃어가는 청력으로 인해 점점 술과 약에.. 2020. 2. 9. [영화리뷰: 컨택트 (Arrival, 2016)] 내 삶 너머의 내 이야기, 바로 당신 대학에서 언어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는 어느 날 갑자기 정부의 요청으로 몬테나 들판으로 향하게 된다. 정체모를 12개의 미확인 물체가 지구 상 곳곳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물리학자 이안(제러미 레너)과 팀을 이루게 된다. 형상도 요소도 분석되기 어려운 미확인 물체에서 만난 미지의 생물체와 조우하게 되고, 그들의 알 수 없는 메시지를 읽어 내야만 하는데.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이 이 지구 상에 도착(arrival)한 이유를 밝힐 수 있을까? 더욱이 현실보다 뚜렷한 꿈들에 대한 해석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까? , 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의 는 남다른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걸작이라 평가받는 원작 테드 창의 가 독창적인 소재와 주제로 독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 2020. 2. 9. [영화리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6, Will you be there?)]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 소아외과 전문의 수현(김윤석)은 캄보디아 의료 봉사길에 눈먼 노인으로부터 신비한 알약을 얻는다. 노인의 말로는 이 알약을 먹으면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시간이 여행이 가능하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손해 볼 일은 없어 보이기에 수현은 알약을 삼키고, 정말 노인의 말 대로 30년 전의 자신(변요한)과 마주치게 된다. 과거의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수현은 오로지 한가지만 바라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계속한다. 문제는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다는 것과 알약은 열 개 뿐이라는 것이다. 열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수현은 그토록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을까? 그 소원 같은 일은 과거를 바꾸고 현재의 나를 바꾸지는 않을까? 점, 선, 면, 그리고 시간 상당수의 창작된 가상의 이야기는 ‘만약에 ~ 이라.. 2020. 2. 9. [영화리뷰: 커튼콜 (2016, Curtain Call)] The Show Must Go On 성인 애로물을 올려 극단을 겨우 유지해 나가는 삼류 극단 ‘민기’는 매일매일이 문 닫기 직전의 위기상황이다. 아슬아슬한 극단의 상황에서 별다른 돌파구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연출가 민기(장현성)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기념하는 이라는 연극 경연 공모를 보게 된다. 극단으로 돌아와 단원들과 제작자 철구(박철민)를 설득하여 자신들만의 햄릿을 만들어 간다. 극단주의 눈을 피해 몰래 연습을 하고 극단주의 낙하산으로 점지받은 걸그룹 출신 여배우를 오필리어로 캐스팅하는 등 준비과정 마저 만만치 않다. 한 달여의 준비를 거치고 드디어 극단 민기의 햄릿은 막을 올리게 되는데. 이들은 무사히(?) 연극을 마치고 커튼콜을 받을 수 있을까? 연극을 담아낸 액자 소동극 영화와 연극은 다른 장르임에도 .. 2020. 2. 9. [영화리뷰: 라라 랜드 (2016, LA LA Land)] 만약에...라고 말고, 꿈을 꾸었다 말해요. 별이 가득한 도시 라라 랜드 LA, 하늘에도 별이 쏟아지고 할리우드 거리에는 별들이 오고 간다. 그 속에는 언제 이룰지 모를 꿈을 꾸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언젠가 그럴듯한 배역을 맡아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를 꿈꾸는 연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나, 사기로 넘어간 자신의 정통 스윙 재즈 클럽을 되찾아 진정한 재즈를 펼치고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도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이다. 만만치 않은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며 각자의 꿈의 무대를 위한 응원을 한다. 미아와 세바스찬 모두 각자가 바라는 그 꿈을 이루게 될까?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마음속 깊이 이루길 바라고 고대하는 것을 우리는 꿈이라 부른다. 그 기다리던 꿈의 실현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지만 어김없이.. 2020. 2. 9.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