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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19

[영화리뷰: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2018)] 흥부가 기가 막혀- 꿈을 꾸는 게 죄인 세상? 영화 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고전이자 전래하는 이야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여기에 상상의 전제를 달아 생각 깊은 지점을 던져 준다. 흥부전의 모티브가 사실 역모를 꿈꾸는 두 형제의 결이 다른 삶에서 시작하였다는 극적 상상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 된다. 그 극적 상상에서 영화는 ‘꿈’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모습을 말한다. 영화가 말하는 꿈에 대해서 자꾸 생각이 들게 했다. 꿈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일상에서 자주 듣고 말하는 단어다. 익숙하고 흔한 말일수록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는 새로운 의미를 줄 때가 있다. 사전을 열어 보았다. 꿈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작거나 전혀 없는 헛된 .. 2023. 3. 30.
[영화리뷰: 더 원더(2022, The Wonder)] 가장 큰 기적은 '살아 내는 것' 1862년 대기근이 휩쓸고 간 아일랜드 한 마을에는 '기적의 소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4개월 동안 아무 음식을 먹지 않은 채,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살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식 소녀 애나(킬라 로드 캐시디)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면서 기적 신앙 관광객들마저 몰려듭니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서 작은 마을에 파견됩니다. 여러 의도에 의해, 이 소녀에 대한 관찰과 검증 위원회가 출범되고, 위원회는 크림 전쟁 참전 영국 간호사 리브(플로렌스 휴)를 고용합니다. 그녀의 임무는 2주 동안 환자를 돌보며 건강 상태를 그저 '관찰'하는 것입니다. 전쟁의 경험과 개인사 때문에 신앙보다 이성이 앞선 그녀는 이 사건이 기적인지, 교묘한 사기인지 확인하고만 싶어 집니다. 거.. 2023. 3. 27.
[영화리뷰: 헤어질 결심 (2022, Decision to Leave, 2021)] 마침내.. 결국, 이제야, 기어코... 사랑 박찬욱 감독의 은 일반 관객보다는 평단에서 진동이 더 세게 울렸을 것 같다. 마음의 감동과 감탄의 여진이 진동이 되었을지도, 좋긴 하지만 섣부른 단정이 어려운 단체톡방에 진동이 계속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영화에 대한 수식 중 가장 흔한 수식이 '영화적인 영화의 진수'라는 수사이다. 영화면 영화지 영화적인 영화란 무엇인가. 식자적 우월감은 돈벌이가 되든 안되든 그들의 프로필이 뽕을 넣어 주기 마련인가 보다. 나조차 많이 쓰는 표현이니 말이다. 영화적인 영화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작품 라는 작품이 머리를 스쳤다. 도대체 "영화적인 영화"라는 것은 무슨 말일까. 영화는 서사의 예술이다. 이야기가 중심을 잡는 문화 예술 표현의 하나가 영화이다. 영화에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야기를 .. 2023. 3. 27.
[영화리뷰: 미드소마 (2019, Midsommar)] 낯설은 두려움, 두려운 낯설음 크리스티안(잭 레이너)은 인류학과 박사 과정 논문을 준비 중이다. 같은 과정의 조시(윌리엄 잭슨 하퍼)와 남성 우월주의적인 마크(윌 폴터)와 함께 스웨덴 교환 학생인 펠레(빌헤름 블론그렌)의 선조들이 살던 스칸디나비아 외딴곳에 초대되면서 여름휴가 겸 논문 조사 여행을 하게 된다. 엄청난 가족의 비극을 겪고 난 후 상실감에 빠진 여자 친구 대니(플로렌스 퓨)도 함께 동행하게 된다. 그들이 방문하는 ‘헬싱글란드(Hälsingland)’에 사는 호르가 사람들은 90년마다 한 번씩 미드소마 축제를 열고 정화 의식을 행하는데, 그 축제의 백미는 축제에 참여한 모든 여성들이 참여하는 '5월의 여왕'을 뽑는 경연이다. 여러 불길한 예감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헬싱그란드 외딴 마을에 찾아든 여섯 친구들은 저마.. 2020. 2. 19.
[영화리뷰: 우행록(愚行錄): 어리석은 자의 기록 (2016, Traces of Sin)] 병폐적 사회와 우매한 인간의 이중창 케빈 스페이시의 가 떠오른다. 영화 의 첫 장면은 의례 주입된 인지와 경험의 틀을 주춤 없이 깨버린다. 가십거리와 풍문 취재를 주로 하는 황색 잡지 기자 다나카(츠마부시 사토시)의 등장은 건조하지만 인상적이다. 지친 일상을 마무리하며 퇴근하는 버스에 겨우 자리 잡은 피곤한 다나카에게 참견하기 좋아하는 중년은 서 있는 노파에게 자리 양보를 강요한다. 속으로 내키지 않은 채 사회가 강요하는 겸양으로 자리를 억지로 양보하지만, 그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다리를 심하게 절며 정류장에 내려선 다카타를 보는 이들은 혀를 차며 확증 편향된 인지에 비판의 시선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 흔하디 흔한 판단과 판결의 심증은 곧 무너지고 만다. 다나카는 몇 걸음 옮겨 걷지 않고 건강한 여느 사람처.. 2020. 2. 9.
[영화리뷰: 폴라(2019, Polar)] 위험한 은퇴자의 선택; 시대와 공명하는 그래픽 노블 원작의 '센' 영화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최고의 암살자 던컨 비즐라(매즈 미켈슨: a.k.a 블랙 카이저)는 50세가 되기까지 14일을 남기고 은퇴를 준비한다. 대부분 은퇴자들의 노후 계획을 설계하듯, 회계사를 찾아 재무상담과 8백만 달러가 넘는 퇴직연금의 지급 일정을 확인한다. 그를 고용한 다모클레스의 수장 블럿(맷 루카스)은 그에게 마지막 임무가 될 벨라루스에서의 암살 미션 수행을 주문한다. 자신과 같이 은퇴시점을 앞둔 킬러들이 잇달아 죽음을 당한 사고에서부터 이상한 낌새를 챈 던컨은 예상된 일정을 앞당기며 벨라루스에서의 위기를 넘기게 되고 아무도 찾기 힘든 곳으로 잠적을 한다. 하루 종일 눈이 내리는 몬태나의 시골 마을에 숨어든 던컨은 매일 밤 그가 잘 못된 정보로 죽인 일가족에 대한 악몽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 2020. 2. 9.
[영화리뷰: 그린 북(2018, Green Book)] '나'다운 나를 찾아서; 선입견이 만든 편견 - 의도는 태도를 만든다 뉴욕 브롱스에 사는 이탈리아계 백인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주먹으로 해결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남자다운' 남자이다. 나이트클럽 문지기이자 해결사로 일하던 토니는 클럽의 리모델링으로 당분간 돈벌이가 끊기게 된다. 일거리를 찾던 중 유명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 샬라 알리)의 남부 연주여행에 운전사로 합류한다. 1960년대 미국은 물질적으로 경제 최전성기의 꼭짓점에 달하여 있었지만, 여전히 짐 크로 법 등의 인종분리정책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보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신분을 가진 두 사람은 맨해튼을 출발해서 미국 남부(Deep South)로의 8주간의 긴 여행을 나서게 된다. 북부와 달리 흑인에게 여전히 차별적이고 관대하지 못한 남부에서 온갖.. 2020. 2. 9.
[영화리뷰: 카우보이의 노래(2018,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죽음은 늘 느닷없이 온다. 삶이 그렇다. 영화 는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엔솔로지다. 그 여섯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버스터 스크럭스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3. 밥줄 (Meal Ticket)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5. 낭패한 처자 (The Gal Who Got Rattled) 6. 시체 (The Mortal Remains) 코언 형제의 옴니버스 엔솔로지 서부극 동시대인이라 부를 수 있는 감독들 중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 감독이 내 머릿속에는 네 사람이 있다. 두 명은 한국 영화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땅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언 형제 .. 2020. 2. 9.
[영화리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6, Will you be there?)]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 소아외과 전문의 수현(김윤석)은 캄보디아 의료 봉사길에 눈먼 노인으로부터 신비한 알약을 얻는다. 노인의 말로는 이 알약을 먹으면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시간이 여행이 가능하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손해 볼 일은 없어 보이기에 수현은 알약을 삼키고, 정말 노인의 말 대로 30년 전의 자신(변요한)과 마주치게 된다. 과거의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수현은 오로지 한가지만 바라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계속한다. 문제는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다는 것과 알약은 열 개 뿐이라는 것이다. 열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수현은 그토록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을까? 그 소원 같은 일은 과거를 바꾸고 현재의 나를 바꾸지는 않을까? 점, 선, 면, 그리고 시간 상당수의 창작된 가상의 이야기는 ‘만약에 ~ 이라.. 2020. 2. 9.
[영화리뷰: 커튼콜 (2016, Curtain Call)] The Show Must Go On 성인 애로물을 올려 극단을 겨우 유지해 나가는 삼류 극단 ‘민기’는 매일매일이 문 닫기 직전의 위기상황이다. 아슬아슬한 극단의 상황에서 별다른 돌파구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연출가 민기(장현성)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기념하는 이라는 연극 경연 공모를 보게 된다. 극단으로 돌아와 단원들과 제작자 철구(박철민)를 설득하여 자신들만의 햄릿을 만들어 간다. 극단주의 눈을 피해 몰래 연습을 하고 극단주의 낙하산으로 점지받은 걸그룹 출신 여배우를 오필리어로 캐스팅하는 등 준비과정 마저 만만치 않다. 한 달여의 준비를 거치고 드디어 극단 민기의 햄릿은 막을 올리게 되는데. 이들은 무사히(?) 연극을 마치고 커튼콜을 받을 수 있을까? 연극을 담아낸 액자 소동극 영화와 연극은 다른 장르임에도 .. 2020. 2. 9.
[영화리뷰: 라라 랜드 (2016, LA LA Land)] 만약에...라고 말고, 꿈을 꾸었다 말해요. 별이 가득한 도시 라라 랜드 LA, 하늘에도 별이 쏟아지고 할리우드 거리에는 별들이 오고 간다. 그 속에는 언제 이룰지 모를 꿈을 꾸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언젠가 그럴듯한 배역을 맡아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를 꿈꾸는 연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나, 사기로 넘어간 자신의 정통 스윙 재즈 클럽을 되찾아 진정한 재즈를 펼치고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도 그런 꿈을 꾸는 사람이다. 만만치 않은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며 각자의 꿈의 무대를 위한 응원을 한다. 미아와 세바스찬 모두 각자가 바라는 그 꿈을 이루게 될까?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마음속 깊이 이루길 바라고 고대하는 것을 우리는 꿈이라 부른다. 그 기다리던 꿈의 실현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지만 어김없이.. 2020. 2. 9.
[영화리뷰: 칠드런 오브 멘(2006,Children of Men)] 운명과 신념의 사이에 놓인 세계 인간 스스로 종말을 초래한 사건이 있은 후 유일한 국가 기능을 하고 있는 2027년의 영국에는 아직 ‘보안령’이 발효되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인류에게 내려진 최대 재앙은 한순간의 폭격이나 전쟁 혹은 바이러스 같은 ‘호환마마’ 같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었다. 더 이상 인류의 종족을 이어 갈 수 없는 재앙, 바로 전 인류의‘불임’의 재앙이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내일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2027년 11월 어느 날, 인류의 최연소자인 만 18세 청년 디에고는 사고사라 전달되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전영국은 깊은 침울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을 알코올의 힘으로 버티며 사는 수도관리국에서 일하는 테오(클리브 오웬)는 영문 없이 떼거리에게 납치가 된다. 그곳에서 20여 년 전 대정부 투쟁을 했던 전처.. 2020.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