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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3

4.3 기억일 - 영화 <지슬>, 그리고 끝나지 않은 전쟁 1948년 11월, 제주 섬사람들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 피난길에 오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디서부터 일어나고 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산속으로 피신한 마을 사람들은 곧 돌아갈 생각으로 따뜻한 감자를 나눠 먹으며 장가갈 걱정,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 등 소소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데. 이들은 다시 버겁지만, 소소한 일상이 있는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국 영화에 한국어 자막이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13년 개봉된 영화 이다. 한국 독립영화로 '제주 4.3 희생자'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통산 14만 이상의 관객을 얻어, , , , 그리고 외화 를 포함, 독립영화 1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제주 현지인들.. 2023. 4. 3.
[영화리뷰: 올빼미 (The Night Owl, 2022)] 당신은 지금 무엇이 보이십니까? 영화 는 ‘역사극’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인조 편에서 ‘소현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는 아주 간략한 기술을 보고 서사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서스펜스를 유지하는 미스터리 소동극이다. 조선의 왕들에 대한 평가는 여러 모양이지만, 형편없는 군주로 인조를 뽑는 데에는 반대가 쉽지 않다. 그 정도로 인조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모자라며 나쁜 왕이었다. 그런 인조 시대를 다룬 이야기는 보통 인조 때에 겪었던 조선의 수모인 호란을,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을 이야기하기 십상이다.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 속의 인조는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으로 나와서 실망하기도 했다. 영화 는 그 후 8년의 일을 다룬다. 후금(청)의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는 시점의 이야기다. 이 시기의 조.. 2023. 3. 31.
[영화리뷰: 덕혜옹주 (The Last Princess, 2016)]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타협에 빼앗긴 작가주의 조선시대에 왕실에는 후궁 소생의 수많은 옹주들이 있었지만 정비 소생의 공주보다 서열이 낮은 신분의 한계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나마 세간에 알려진 인물로는 영조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사도세자의 동생 화완옹주와 망국의 황제 고종의 말년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덕혜옹주를 들 수 있다. 고종에게는 일찍이 9남 4녀의 자식이 있었지만 대부분 어렸을 때 죽고 장성할 때까지 생존한 사람은 명성황후 민씨 소생의 순종 이 척, 귀인 장씨 소생의 의친왕 이강, 황귀비 엄씨 소생의 영친왕 이은, 복녕당 양씨 소생의 덕혜옹주까지 3남 1녀뿐이었다. 그 때문에 덕혜옹주는 고종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애지중지 키워졌다. 덕혜옹주는 일제의 식민지가 되어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한국인들에게 조선의 추억을 일깨워주는 상징이었.. 2020.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