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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기9

4.3 기억일 - 영화 <지슬>, 그리고 끝나지 않은 전쟁 1948년 11월, 제주 섬사람들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 피난길에 오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디서부터 일어나고 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산속으로 피신한 마을 사람들은 곧 돌아갈 생각으로 따뜻한 감자를 나눠 먹으며 장가갈 걱정,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 등 소소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데. 이들은 다시 버겁지만, 소소한 일상이 있는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국 영화에 한국어 자막이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13년 개봉된 영화 이다. 한국 독립영화로 '제주 4.3 희생자'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통산 14만 이상의 관객을 얻어, , , , 그리고 외화 를 포함, 독립영화 1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제주 현지인들.. 2023. 4. 3.
[영화로 세상읽기: 슈퍼히어로의 서바이벌] 5년전 일기를 펼치며 0. 세상은 결국 '나'로 인해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여긴 지난 몇 년이 있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지 그저 나와 관련된 것들만 괜찮으면 되었다. 왜냐면 나는 이 세상을 구하거나 아니 조금의 방향에 영향이라도 끼칠 수 없는 그냥 자그마한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슈퍼히어로가 아니었다. 오히려 '평범'이라는 것이 지극히 소망이 되어 버린 세상의 루져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세상을 등지고 자신 내면의 감성에만 쫓아다니다 다시 철퍼덕 엎어지게 되었다. 삶이 라는 게 일어나 달리는 순간보다 넘어져 자빠져 있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5년 전의 글을 꺼내어 보았다.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아니 조금 뒤로 물러난 채로 그렇게 있었다. 세상이 제대로 가지 않는데 내 일상의 평범.. 2020. 2. 8.
만우절(萬愚節), 비둘기, 그리고 마흔살 (2012. 4. 1)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품게 마련,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창세기 8.21 1. 방황을 넘어 선, 온갖 악한 인간 모습에 하느님의 노여움은 끝을 헤아리기 어려운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망가진 세상을 큰 홍수로 깨끗이 쓸어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노라 결심한 하느님은 노아에게 큰 방주를 만들도록 하십니다. 세상의 온갖 짐승의 암수 한 쌍씩과 나무와 꽃과 풀의 어린 싹과 씨앗을 배에 싣도록 하시고는, 40일 동안 어마 어마한 큰 비를 쏟아 부으십니다. 이세 상은 그렇게 큰 물에 잠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작년에 개봉한 ‘2012’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묘사된 쓰나미를 떠 올리자면, 하늘의 노여움은 그렇게 커다랗고 좀처럼 누르기 힘든 것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40일.. 2015. 9. 7.
나는 X세대이다. 나는 ‘X세대’이다. 1. 요즘 들어 세상에서는 다시 ‘세대’에 대한 고찰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 7080세대, 2030청년세대, 낀 세대, 쉰 세대, 87년세대, 386 혹은 486 세대…… 현실적인 이유는 아마도 총선과 대선, 그것도 중대선거로 발전될 가능성이 많은 정치적 결단의 시기이기도 하고, 전반적인 세계관 형성의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변화의 중심에서 세대의 생각과 특징을 집어 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1972년 생이다. 올해 만으로 41, 마흔하나가 되었다. 2010년 인구조사 통계에서,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나 아직 생존한 대한민국 거주 인구의 숫자는 90만명으로 집계되었다. 같은 세대라고 하는 1971년생이 95만명으로 연도별 인구 중 가장 많은 .. 2015. 9. 6.
마뜨로슈까 (2011) 설령 전자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한들, 자기가 원자라고 하는 훨씬 방대한 집합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수 있을까? 원자는 자기가 분자라고 하는 더 커다란 집합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분자는 자기가 예컨대 치아라는 훨씬 거대한 집합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 또 치아는 자기가 인간의 입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물며 한낱 전자 주제에 자기아 인체의 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의식할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자기는 신을 믿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마치 이렇게 주장하는 것과 같다. "한낱 전자인 내가 장담하건대, 나는 분자가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다" 또 누가 나에게 자기는 무신론자라고 말한마뎐, 그건 마치 이렇게 단언하는 것과 같다. "한낱 전자인 내.. 2015. 9. 6.
슈퍼 히어로의 서바이벌 (2011) 1. 미국 코믹스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추억의 한 켠에는 ‘슈퍼맨’ 이나 ‘배트맨’ 같은 슈퍼히어로에 대한 동경이 자리잡고 있을 터이다. 쫄쫄이 바지에 원색적인 팬티를 덧입은 채 망토를 걸치고 포마드 기름 한 가득 쳐 바르신 영웅의 등장이나, 저걸 입고 뛰어 다니기나 하겠나 싶은 시커멓고 육중한 가면에 방탄 슈트를 입은 갑부의 출동에 우리는 한때 열광하고 환호하고 했었다. 어찌 보면 유치 찬란한 공상에다가 마초적 욕구의 표상처럼 보인다. 그래도 ‘만 나이’와 ‘미국 나이’ 들먹이며 서른 아홉과 마흔을 넘나드는 내 나이에 가끔은, 아니 이따금, 어쩌면 빈번히 그들과의 조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처럼 때때로 마음 한 켠 깊숙한 곳에서부터 이 갑갑한 세상에서 나를 번쩍 들어.. 2015. 9. 6.
일리히의 법칙 (2011) 이반 일리히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사회 사상가이자 가톨릭 성직자이다. 로마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잘프부르크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 미국으로 건너가 가톨릭 사제로 활동했으며, 『학교 없는 사회』나 『창조적인 실업』과 같은 수많은 저작을 출간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풍부한 교양을 바탕으로 현대 문명의 문제점들을 예리하게 비판했다. 1960년 일련의 교회 정책에 반대하며 가톨릭 사제직에서 물러난 뒤에 멕시코의 쿠에르나바카에 를 설립하여 산업 사회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 몰두했다. 그는 『공생을 위한 도구』라는 책에서 인간의 자율적인 행위가 서로 교환되는 공생의 사회를 주창했다. 인간이 공생적인 삶을 살 수 있으려면 사회 구성원들이 저마다 최소한의 통제를 받는 도구를 사용하.. 2015. 9. 6.
협동, 상호성, 용서 (2011) 1974년에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토론토 대학 교수 애너톨 래퍼포트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발표한다.타인을 상대로 행동하는 방식 중에서 가장 것은 협동, 상호성, 용서이다.다시 말해서 한 개인이나 조직이나 집단이 다른 개인이나 조직이나 집단을 만날 때 먼저 협동을 제안하고,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서 자기가 받은 만큼 남에게 주는 데에서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가 도움을 주면 이쪽에서도 오움을 주고 상대가 공격을 하면 똑같은 방식과 똑같은 강도로 반격을 가한다. 그러고 나서는 상대를 용서하고 다시 협동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1979년에 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는 살아 있는 존재처럼 행동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을 가르는 일종의 토너먼트를 주최하였다. 이 대회에는 한 가지.. 2015. 9. 6.
[영화로 세상읽기 : 복수는 나의것, 올드보이, 달콤한인생, 악마를 보았다] 복수는 누구의 것인가? : ‘복수극의 플롯’으로 영화 말하기 복수는 나의 것 (2002) Sympathy For Mr. Vengeance 8.2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임지은, 한보배 정보 스릴러, 범죄 | 한국 | 120 분 | 2002-03-29 글쓴이 평점 올드보이 (2013) Old Boy 8.9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오달수 정보 스릴러 | 한국 | 120 분 | 2013-11-21 글쓴이 평점 달콤한 인생 (2005) A Bittersweet Life 9.1 감독 김지운 출연 이병헌, 김영철, 신민아, 김뢰하, 이기영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05-04-01 글쓴이 평점 악마를 보았다 (2010) I Saw the Devil 6.5 감독 김지운 출연 이병헌, 최민식, 전국환, .. 2015.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