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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편파적인 야구리뷰; 심성 라이온즈] 아재 팬에게 야구라는 스포츠의 의미 꽃이 필 때 만나서 낙엽 질 때 헤어지는... 야구의 시간이 돌아온다.많은 사람들처럼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도 사실 모든 스포츠를 좋아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이 야구가 아닐까 싶다.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경기를 지켜보며, 가장 많은 기사를 찾아보는 스포츠, 아니 영화와 더불어 '취미'라고 할 수 있는 영역 중 도드라진 것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다.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초등학생 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 팬이었다. 지역 연고제를 내세운 프로야구의 구단 선택은 부친의 영향이 컸다. 경북 상주 출신의 매우 보수적인 조선일보 애독자이던 부친은 삼성이 아니면 어린이 야구팬 등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이유도 컸지만 사실 당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삼성 라이온즈 영결의 '헐크 이만수’였.. 2020. 2. 13.
[영화리뷰: 기생충 (2019, Parasite)] 계획이 다 있어도 피할 수 없는 '삑사리'의 소동극 기택(송강호)은 번번한 사업 및 취업 실패로 백수가 전업이 되어 버린 가장이다. 이렇다 할 직업은커녕 남들 다 가는 대학조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멀리하는 아들 기우(최우식)와 딸 기정(박소담)은 물론, 운동선수 출신 아내 충숙(장혜진)조차 진득이 유지할 일자리를 대기 힘든 전원 백수 가정의 명분만 가득한 가장이다. 살 길이 막막하던 중 쥐구멍에도 볕은 찾아들듯이 아들 기우에게 친구 민혁(박서준)은 솔깃한 제안을 하게 된다. 민혁의 제안으로 부잣집 동익(이선균)의, 집에 과외선생 대타로 찾아들게 되고, 이내 그 인연은 기정의 미술교사 기택의 운전기사, 그리고 충숙의 가사 도우미까지 연쇄 위장 취업에 성공하게 되고, 거짓과 조작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이력과 임기응변에 동익의 두 아이들은 물론 동익의 처 연교.. 2020. 2. 10.
[영화리뷰: 레토(2018, Leto)] 짧은 여름날의 뜨거운 노래; 곧 여름이 끝나 간다. 우리의 이번 여름이 ‘러시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제법 안다고 들먹거린다. 똘스또이와 도스또옙스끼로 대변되는 고전 문학의 나라이며, 차이꼽스끼와 발쇼이 발레단으로 어림잡아 예술의 본향이라 말한다. 요즘 들어서는 트럼프와 맞짱 뜨는 호기만 가득한 푸틴의 나라이며, 동계 올림픽에 금지약물 복용으로 시끄러웠던 무언가 불편 가득한 나라로 인식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부산과 인천 등지에서 ‘춤을 추어’ 돈을 버는 8등신 미녀들을 떠 올리거나, 가끔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해결사 조폭들이 생각나게 된다.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몸집만 거대하고 실효 없는 거들먹만 가득한 이빨 빠진 호랑이, 발톱 빠진 곰 마냥 한물간 세력의 대명사로 기억되는지도 모른다. 레닌과 뜨로츠끼 등의 인류 역사상 가.. 2020. 2. 9.
[영화리뷰: 우행록(愚行錄): 어리석은 자의 기록 (2016, Traces of Sin)] 병폐적 사회와 우매한 인간의 이중창 케빈 스페이시의 가 떠오른다. 영화 의 첫 장면은 의례 주입된 인지와 경험의 틀을 주춤 없이 깨버린다. 가십거리와 풍문 취재를 주로 하는 황색 잡지 기자 다나카(츠마부시 사토시)의 등장은 건조하지만 인상적이다. 지친 일상을 마무리하며 퇴근하는 버스에 겨우 자리 잡은 피곤한 다나카에게 참견하기 좋아하는 중년은 서 있는 노파에게 자리 양보를 강요한다. 속으로 내키지 않은 채 사회가 강요하는 겸양으로 자리를 억지로 양보하지만, 그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다리를 심하게 절며 정류장에 내려선 다카타를 보는 이들은 혀를 차며 확증 편향된 인지에 비판의 시선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 흔하디 흔한 판단과 판결의 심증은 곧 무너지고 만다. 다나카는 몇 걸음 옮겨 걷지 않고 건강한 여느 사람처.. 2020. 2. 9.
[영화리뷰: 폴라(2019, Polar)] 위험한 은퇴자의 선택; 시대와 공명하는 그래픽 노블 원작의 '센' 영화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최고의 암살자 던컨 비즐라(매즈 미켈슨: a.k.a 블랙 카이저)는 50세가 되기까지 14일을 남기고 은퇴를 준비한다. 대부분 은퇴자들의 노후 계획을 설계하듯, 회계사를 찾아 재무상담과 8백만 달러가 넘는 퇴직연금의 지급 일정을 확인한다. 그를 고용한 다모클레스의 수장 블럿(맷 루카스)은 그에게 마지막 임무가 될 벨라루스에서의 암살 미션 수행을 주문한다. 자신과 같이 은퇴시점을 앞둔 킬러들이 잇달아 죽음을 당한 사고에서부터 이상한 낌새를 챈 던컨은 예상된 일정을 앞당기며 벨라루스에서의 위기를 넘기게 되고 아무도 찾기 힘든 곳으로 잠적을 한다. 하루 종일 눈이 내리는 몬태나의 시골 마을에 숨어든 던컨은 매일 밤 그가 잘 못된 정보로 죽인 일가족에 대한 악몽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 2020. 2. 9.
[영화리뷰: 그린 북(2018, Green Book)] '나'다운 나를 찾아서; 선입견이 만든 편견 - 의도는 태도를 만든다 뉴욕 브롱스에 사는 이탈리아계 백인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주먹으로 해결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남자다운' 남자이다. 나이트클럽 문지기이자 해결사로 일하던 토니는 클럽의 리모델링으로 당분간 돈벌이가 끊기게 된다. 일거리를 찾던 중 유명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 샬라 알리)의 남부 연주여행에 운전사로 합류한다. 1960년대 미국은 물질적으로 경제 최전성기의 꼭짓점에 달하여 있었지만, 여전히 짐 크로 법 등의 인종분리정책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보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신분을 가진 두 사람은 맨해튼을 출발해서 미국 남부(Deep South)로의 8주간의 긴 여행을 나서게 된다. 북부와 달리 흑인에게 여전히 차별적이고 관대하지 못한 남부에서 온갖.. 2020. 2. 9.
[영화리뷰: 카우보이의 노래(2018,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죽음은 늘 느닷없이 온다. 삶이 그렇다. 영화 는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엔솔로지다. 그 여섯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버스터 스크럭스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3. 밥줄 (Meal Ticket)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5. 낭패한 처자 (The Gal Who Got Rattled) 6. 시체 (The Mortal Remains) 코언 형제의 옴니버스 엔솔로지 서부극 동시대인이라 부를 수 있는 감독들 중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 감독이 내 머릿속에는 네 사람이 있다. 두 명은 한국 영화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땅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언 형제 .. 2020. 2. 9.
[영화리뷰: 로마(2018)] 알폰소 쿠아론의 다채로운 흑백영화; 흑백으로 만든 텍스트 폴리포니 클레오(얄리차 알파리시오)는 멕시코시티 내의 중산층 거주 지역인 로마(colonia roma)에 살고 있는 백인계 의사 집안의 입주 가정부이다. 사회 계급이나 태생이 잠자리의 공간과 부리는 자와 행하는 자로 나누어 놓았지만, 천방지축 4남매와 제일 큰 어른 할머니는 물론 생화학자인 안주인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마저도 클레오를 가족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매일 다를 것 없던 일상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피아의 남편은 외도 끝에 캐나다 출장을 핑계로 집을 나선 뒤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고, 클레오와 연애를 하던 하층민 출신 페르민은 클레오의 임신 선언에 종적을 감춘다. 세상은 정치적인 충돌로 하루하루 시끄럽기만 하고, 집에 남은 네 아이와 세 여인의 삶은 버거워 보이기만 한다. 이들에게도 어마.. 2020. 2. 9.
[영화리뷰: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I, Daniel Blake)]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 '우리'의 이익을 최대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는 평생 성실히 일한 목수이다. 사이좋게 지내던 아내는 몇 해전 머리에 큰 바다가 생기고 폭풍이 몰아쳐 이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게 사이좋았던 아내 사이에 자녀는 없다. 유일한 낙은 목수일을 하고 남은 자투리 목재를 가지고 목공예로 소품이나 작은 가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서 일하던 현장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지만, 심장에 큰 문제가 생겨 당분간 일은 하지 못하게 되었다. 국가에서 보장하는 ‘질병수당’을 받기 위해 당국에 신청하였으나 기본점수(?)에 미달되어 기각되었다. 관련 항고를 위해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유료통화 시스템은 두 시간 가까이 대기 중이라는 모차르트 음악만 나온다. 애써 통화한 담당자.. 2020. 2. 9.
[영화리뷰: 완벽한 타인(2018,Intimate Stranger)] 누구나 타인이 된다. 타인은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 고향 속초를 떠나 각자의 자리에서 짝을 만나고 가정을 이룬 40년 지기 친구들이 오랜만에 커플 모임을 하게 된다. 아바이 순대, 명태 회무침, 물곰탕 등 고향 음식으로 잘 차려 놓은 성공한 의사 부부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의 집들이는 오랜만의 안부와 덕담으로 훈훈하게 시작한다. 그런 유쾌한 식사자리에서 예진의 제안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자고 하였지만, 각자의 예상치 못한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비밀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지만 그 비밀의 드러남은 늘 충격적일 텐데. 이들은 게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2020. 2. 9.
[영화리뷰: 필름스타 인 리버풀 (2017, Film Star Don't Die in Liverpool)] 첫사랑, 그리고 끝사랑; 꿈을 꾸었다 말해요 왕년의 은막스타였던 글로리아 그레이엄(아네트 베닝)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의 무대에 올라가던 직전 쓰러지고 만다. 그녀는 리버풀에 있는 29살이나 어린 옛 연인 피터 터너(제이미 벨)에게 연락을 한다. 피터는 말기 유방암으로 이미 손쓰기 어려운 지경이 된 글로리아를 집으로 들여 보살피고자 한다. 지속되는 통증을 달래기 위해 글로리아의 등을 쓸어 주던 피터는 그녀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지난날을 떠 올려 본다. 나이의 차이만큼 달라도 달랐던 둘의 비범한 사랑은 처음 만난 리버풀에서 로스앤젤레스, 뉴욕으로 이어지며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의 시간을 보냈었다. 남다르게 뜨거웠던 사랑에도 불구하고 둘은 함께하기 어려움을 발견하고 누구나 그렇고 그런 식의 이별을 하게 되었다. 운명이든 삶에 대한 증명이든 그들은 결국.. 2020. 2. 9.
[영화리뷰: 보헤미안 랩소디 (2018, Bohemian Rhapsody)] ​"부적응자들을 위한 부적응자들의 음악을 할 거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파로크 불사라(프레디 머큐리: 라미 말렉)는 이민자로 괄시받으며 공항에서 수하물을 나르는 일상이 지겹기만 하다. 그 지겨운 일상 속에 유일한 낙은 동네 펍에서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라거 파인트를 들이켜는 것이다. 그 여느 날 중 어느 날 동네 펍에서 잘 나가는 밴드 '스마일'의 보컬이 이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은 멤버에게 다가가 자신의 보컬로서의 역량을 어필한 끝에 밴드에 합류하고 그간 힘겹게 감추어 두었던 끼와 열정을 쏟아 내게 된다. 전설적인 락밴드 '퀸'의 탄생된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색과 화려한 퍼포먼스의 보컬 프레디의 역량과 엘리트들로 구성된 멤버들의 실험정신으로 밴드 퀸은 시대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밴드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반짝.. 2020.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