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6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보고 난 후 질문 - 폭력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학폭’이 없는 그저 ‘복수극’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가 파트 후반부까지 공개하며 다시 관심을 얻고 있다. 드라마의 미진한 완성도나 스토리 텔링의 미진함은 각자의 판단에서 좋고 아쉬움이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트루키, 작화와 연출의 영역으로 한정한다면 솔직히 많이 아쉽다. 김은숙 작가의 번뜩이는 대사들이 살아 있기는 하지만, 수채화에 던진 유화 물감처럼 이질감이 튀곤 했다. 특히 타이틀 롤인 송혜교의 연기는 업력으로 보았을 때 한계에서 쥐어 짜낸 것 같아 안쓰러웠다. 자신의 실제 연령에 맞는 역할을 맡는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데도 드라마는 흥행했다. 이전에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거듭하며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 식자들만이 찬사를 보내는 어렵고 난해한 영.. 2023. 4. 29.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정말 세뇌일까? 당신은 믿을 준비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자석요를 팔아라 1990년대 중반의 일이었다. 군을 제대하고 복학하기까지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아 있었다. 무리하게 중간 복학을 하느니 학기의 시작을 여유롭게 보내려는 생각 반, 등록금과 각종 지출에 대한 걱정 반으로 하루를 아르바이트로 가득 채웠던 때였다. 그때 과외를 7건의 11명을 하고, 성당의 사무보조를 하며, 저녁에는 아는 지인의 ‘투다리’에서 꼬치를 굽고 자리를 정리 청소하며 지내던 날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 부친이 쓰러진 뒤 남은 집안의 부채와 생활비에 장학금으로 커버가 안 되는 각종 학업 비용을 마련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그때 방법을 찾은 것이 건설 노무였다. 노가다라고 하는 막일을 시작했고, 제대 군인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들로 꽤 두툼한 일당을 챙길 수 있었다. 그때 대학 동기에게서 전화.. 2023. 4. 15. [영화리뷰: 더 원더(2022, The Wonder)] 가장 큰 기적은 '살아 내는 것' 1862년 대기근이 휩쓸고 간 아일랜드 한 마을에는 '기적의 소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4개월 동안 아무 음식을 먹지 않은 채,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살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식 소녀 애나(킬라 로드 캐시디)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면서 기적 신앙 관광객들마저 몰려듭니다.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서 작은 마을에 파견됩니다. 여러 의도에 의해, 이 소녀에 대한 관찰과 검증 위원회가 출범되고, 위원회는 크림 전쟁 참전 영국 간호사 리브(플로렌스 휴)를 고용합니다. 그녀의 임무는 2주 동안 환자를 돌보며 건강 상태를 그저 '관찰'하는 것입니다. 전쟁의 경험과 개인사 때문에 신앙보다 이성이 앞선 그녀는 이 사건이 기적인지, 교묘한 사기인지 확인하고만 싶어 집니다. 거.. 2023. 3. 27. [영화리뷰: 그린 북(2018, Green Book)] '나'다운 나를 찾아서; 선입견이 만든 편견 - 의도는 태도를 만든다 뉴욕 브롱스에 사는 이탈리아계 백인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주먹으로 해결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남자다운' 남자이다. 나이트클럽 문지기이자 해결사로 일하던 토니는 클럽의 리모델링으로 당분간 돈벌이가 끊기게 된다. 일거리를 찾던 중 유명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 샬라 알리)의 남부 연주여행에 운전사로 합류한다. 1960년대 미국은 물질적으로 경제 최전성기의 꼭짓점에 달하여 있었지만, 여전히 짐 크로 법 등의 인종분리정책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보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신분을 가진 두 사람은 맨해튼을 출발해서 미국 남부(Deep South)로의 8주간의 긴 여행을 나서게 된다. 북부와 달리 흑인에게 여전히 차별적이고 관대하지 못한 남부에서 온갖.. 2020. 2. 9. [영화리뷰: 카우보이의 노래(2018,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삶을 위한 죽음의 발라드; 죽음은 늘 느닷없이 온다. 삶이 그렇다. 영화 는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엔솔로지다. 그 여섯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버스터 스크럭스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 알고도네스 인근 (Near Algodones) 3. 밥줄 (Meal Ticket) 4. 금빛 협곡 (All Gold Canyon) 5. 낭패한 처자 (The Gal Who Got Rattled) 6. 시체 (The Mortal Remains) 코언 형제의 옴니버스 엔솔로지 서부극 동시대인이라 부를 수 있는 감독들 중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잘 들어맞는 감독이 내 머릿속에는 네 사람이 있다. 두 명은 한국 영화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박찬욱과 봉준호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땅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언 형제 .. 2020. 2. 9. [영화리뷰: 로마(2018)] 알폰소 쿠아론의 다채로운 흑백영화; 흑백으로 만든 텍스트 폴리포니 클레오(얄리차 알파리시오)는 멕시코시티 내의 중산층 거주 지역인 로마(colonia roma)에 살고 있는 백인계 의사 집안의 입주 가정부이다. 사회 계급이나 태생이 잠자리의 공간과 부리는 자와 행하는 자로 나누어 놓았지만, 천방지축 4남매와 제일 큰 어른 할머니는 물론 생화학자인 안주인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마저도 클레오를 가족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매일 다를 것 없던 일상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피아의 남편은 외도 끝에 캐나다 출장을 핑계로 집을 나선 뒤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고, 클레오와 연애를 하던 하층민 출신 페르민은 클레오의 임신 선언에 종적을 감춘다. 세상은 정치적인 충돌로 하루하루 시끄럽기만 하고, 집에 남은 네 아이와 세 여인의 삶은 버거워 보이기만 한다. 이들에게도 어마.. 2020. 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