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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읽기

난 아프다 (2011.5.11)

by 박 스테72 2015. 9. 6.

2011년 이야기.. 참 더 늘었네.

경계성 종양. 강직성 척추염 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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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자격지심의 연장선일런지 모르겠지만 '아프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약하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과 수년전 까지말이다.

그런 생각의 밑바닥에는 두가지의 치기어린 단정이 있었다.

하나는 나는 절대 육신의 아픔으로 고통받거나 나의 일상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고,

두번째는 나는 절대 약해져서는 안된다는 못말리는 공명감이었다. 왜인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선언하고 싶어 졌다.

 

난 아프다. 

병원에서 확진하였듯이 몸댕이는 아프다.

 

난 아프다.

밀려오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발산 못하고 고스란이 흡수해 버리는 내 머리는 아프다.

 

난 아프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싸구려 자존심을 가진 내 가슴도 아프다.

 

아프고 나면 키가 크는 어린아이 처럼, 다치고 난 상처에 오르는 새살 처럼... 오늘이 시작이었으면 한다.

내 삶의 2막이 바로 오늘이었으면 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내 삷의 후반부가 오늘이었으면 한다.

 

난 아프다.

이제 생각의 자루가 훌쩍 커버리는 일이, 가슴에 쌓아 두었던 지난날 부끄러움에 새살 돋는 일만이 남은 아픔이길 간절하게 바라본다.


5년간 확진 또는 의증

1. 아토피

2. 천식

3. 습진

4. 포도막염

5. 망막박리

6. 추간판탈출

7. 척수염

8. 황색인대골화증

9. 관절염

10. 통풍

11. 입안궤양

12. 녹내장의증

13. 다발성신경염

14. A형 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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